2012/09/21 09:19

20120920 life in DC

룸메는 오늘부터 일주일 간 뉴욕-애틀란타 출장을 떠났다. 막간을 이용해 냉장고 정리를 하면서 곰팡이가 숭숭 피어 있는 left over 팩을 보니 한숨이 폭- 안 먹을꺼면 아예 싸오질 말라고. 그냥 묵묵히 버린다. 룸메 오기 전에 냉장고랑 찬장 정리 한 번 싹 해야지.

탄수화물로만 가득한 밥 해 먹는게 슬슬 지겨워져서(그래 놓고 오늘 저녁은 라면 끓여 먹었다는게 개그) 요리책을 한권 주문했다. 우리나라 요리책 스타일로 레시피 하나, 사진 하나 이렇게 배열되어 있는 책이 거의 없더라고. 있는 것 중에 제일 내 생활에 적용가능해 보이는 걸로 골랐다. 이상하게 내가 만들면 어떤 고기든지 overcook된 느낌이 든다. 뭔가 "볶는다"는 것의 개념을 잘못 알고 있나; 고기 전문가 있으시면 조언 좀 부탁.  


수업이 있는 날은 정신 없이 지나가는데 여유 있는 날은 슬슬 딴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걸 보면 여기 적응은 이제 다 됐나보다. 처음 와서 이것저것 맞닥뜨리고 해결하려고 의기충천하던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 귀찮아지기 시작했어... 망했어... 그래도 아직 운전면허도 바꿔야 하고 방학 때 여행 계획도 세워야 하고 할 일이 많다. 

내일 오전 8시 30분까지 칼 같이 제출해야하는 숙제가 있는데 아직도 앞에 두고 뒹굴뒹굴 하고 있다. 아아아.. 하기 싫어. 이런 회사에서 하는 일 따위를 숙제로 해야하다니. 두 배로 하기 싫어.. 뒹굴뒹굴. 여기서 이 버릇 고쳐 가면 내 인생 문제의 80%는 해결될 것 같은 기분. -_-

아무리 뒹굴거려 봤자 축나는 건 내 시간 밖에 없으니 얼렁 돌아가 할 밖에. 역시, 어디 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 자체가 문제다. 흑.

덧글

  • escherich 2012/09/25 21:49 # 답글

    고기 굽는거면 나도 한마디 정도 할 수 있지. ㄲㄲ 아영이가 나 고기는 잘 굽는다고 했음. -_-

    불관리랑 팬이 제일 중요한거 같아. 좋은 팬 쓰면 불관리가 편함. 고기가 잘 안타. 팬이 후지면 별로 불이 안세도 고기는 이미 타기 시작하기도 하고 그러더라. 좋은 팬을 사심.

    불은 너무 세면 겉은 타고 속은 안익고 너무 약하면 물기 빠지고 뻑뻑해지니까 중간을 잘 잡아야 되는데, 나는 살짝 세다가 줄이는 편으로 간다. 우리는 대개 냉장에서 바로 꺼내서 굽는 경우가 많아서 (양념이든 스테이크류든) 냉장고의 냉기가 좀 상쇄하는 부분이 있는거 같아. 고기를 팬에 올렸을 때 촤아아아 하면서 어떤 그런 맛있는 소리가 나면 적절하고, 츄아아아아악 파팟팟팟 하면서 좀 격하게 익는 느낌이면 (가끔 물도 튀고 그럼) 불이 센거, 올렸는데 소리가 푸쉬이이이 하고 시큰둥하면 그건 팬이 차가운거.

    200그람 정도 되는 스테이크 덩어리가 은근 생각보다 굽기 어려운데, 되려 적정한 크기로 자르면 (찹스테이크 같이) 굽는건 (아니면 볶는거) 실패할 확률이 적어지는거 같다. 이때는 불이 좀 세도 괜찮음.

    고기는 양념을 했든 냉장에서 바로 꺼냈든 상온에서 좀 뒀든 굽는데 영향을 주는거 같지는 않는거 같아. 대신 역시 불관리..

    그만 굽는 타이밍을 잘 잡아야 되는데 두꺼운 고기는 좀 요령이 필요하고, 그냥 적당히 얇은 고기나 찹 처럼 자른건 겉에 익고 육즙이 좀 스멀스멀 기어나오던게 멈추는 무렵에서 약간 더. 익히는 수준은 사람마다 원하는게 달라서 이건 해보면서 찾아봐. 자주 뒤집으면 뭐 안좋다고 하고 그러는데 얇을 수록 그런거 같고 두께가 좀 있으면 크게 상관이 없더라 난.

    난 구워먹을 때는 기름을 잘 안두르고, 스테이크 손질할 때 밑간 하고 올리브유를 좀 발라서 냉장이나 상온에서 좀 둠. 안발라도 크게 상관은 없음. 기름을 두를거면 튀긴다는 느낌으로 가야 실패를 덜함.

  • 마리 2012/09/26 10:15 #

    오 읽기만 해도 너의 내공이 느껴진다...만 거의 더하기 빼기하는 초등학생한테 공업수학 팁을 알려주는 수준인데? ㅋㅋ 일단 좋은 팬을 사고, 스테이크는 너네 집에 놀러가서 한 번 먹어봐야겠다. ㅋ
  • 땡겔 2012/09/28 00:52 # 삭제 답글

    태욱옵빠 내공 짱
    좡난 아니게 맛난 괴기를 먹어 본 1인...
    근데 되게 어려운 것 같아요 고기 잘 굽기란. 쩝.
  • 마리 2012/09/28 11:54 #

    맛있게 굽는 사람이 가까이 있으면 그걸로 족함ㅎ 꼭 모든걸 내가 할 필요 없잖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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